부부가 싸우고 있습니다.
아내: 또 해봐! 또 해봐!
남편: 아이씨, ㄷ치라고!
아홉 살 딸이 짜증 내면서 소리칩니다.
아, 진짜 둘 다 입! 그만!
아니, 아니, 아니, 엄마 하지 마!
그 옆에 있는 네 살짜리 동생도 소리칩니다.
둘 다 싸우지 마!
내가 말했잖아.
부모의 큰소리 내며 더 심각하게 싸움이 이어지자 아홉 살 딸이 동생에게 말합니다.
동생아, 들어가, 방에 들어가.
아홉 살 여자 아이가 자신보다 어린 동생을 방으로 들여보냅니다.
최소한의 조망수용능력이 있다면, 이런 환경에 아이들이 노출되는 것을 만들지 않기 위해 무엇이라도 합니다.
'감정이 격해지면 그래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조망수용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타인보다 자기 자신, 자기의 감정, 자기의 욕구가 압도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자신들 행동에 대한 반성과 자녀에 대한 미안함보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합리화를 내세우죠. 자신의 행동을 고치거나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할 마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고쳐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과도하게 자기 자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 자기중심적인 반응을 과도하게 요구하며,
-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상대를 위해 고치려고 하기보다 상대를 자신을 위해 고치라고 합니다. 자신은 그런 것을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죠.
얼핏 보면 자기 우월적으로 보이지만, 그 반대인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그들은 사실 너무도 결핍되어 있고 불쌍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행동합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해
제가 8년 동안 5천여명의 분들을 상담해 오면서 본 이런 류의 분들의 공통된 모습입니다. 이들은 불쌍한 사람들이지만 저는 불쌍하게 보거나 여기지 않습니다. 불쌍한 것은 맞고 결핍되어 있는 것도 맞지만, 그 불쌍함과 결핍에 동정심을 갖기에 그들은 너무도 비인간적이고 타인을 착취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모습을 미화시키는 것도, 그들이 호소하는 아픔에 공감하지도, 그들의 눈물에 연민을 느끼지 않습니다. 제가 더욱 그러는 것은 그들이 노린 것이 바로 자신에게 동조해주고 공감해 주며 연민의 감정을 가져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가 반응하고 움직이는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동조, 공감, 연민을 하지 않습니다.
저의 동조와 공감과 연민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 그들에 대해 소개를 안했군요.
그들은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자',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라고 부르기도 하죠.
우리가 나르시시스트적인 사람인지 보려고 할 때, 가져야 하는 생각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단이 아닌, 이해입니다.
나르시시스트의 유병률은 1% 정도입니다. 100명 중 한 명이란 소리죠. 그런데 스펙트럼 개념으로 이해를 하는 것이 현실 상황에 유용합니다. 찐 뼛속까지 나르시시스트는 1%라고 놓고, 나르시시스트들이 보이는 모습을 0에서 10으로 놓고 보는 것입니다.
나르시시트적인 모습이 전혀 없는 모습을 0으로 놓고, 나르시시스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이고 실제 진단까지 받은 사람을 10으로 놓고 보는 것입니다.
당사자가 아닌 상황에서 그가 나르시시스트인지 아닌지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진단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그것도 단지 관찰만으로는요.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실제 나르시시스트인 사람이 어떤 반응과 모습을 갖는지는 단어로만 아는 경우라면 자신이 본 것을 확신할 수 없죠. 파악하기 위한 정보들도 제한되어 있고, 어떤 환경의 시간을 보내왔었지도, 어떤 시간의 환경을 보내왔었는지도 모르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단이 아닌, 상대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나에게 어떨 사람인지,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내가 불편하면 불편한 것입니다. 내가 억울함이 계속 쌓이고 이용당하는 것 같고 착취당하는 것 같다면, 그런 것입니다.
내가 느끼기에 상대가 보이는 언행이 나르시시트적인 모습의 10인지, 8인지, 3인지를 가늠해보는 것이 가장 대안적이면서 현실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나르시시트적인 모습이 8 이상이라면, 이해와 공존이 아닌, 손절과 벗어나기 위한 모든 것을 하세요.
그게 힘들다면, 손절과 벗어남,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존엄과 사랑을 추구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살핌이 먼저 필요한 것이죠. 상대가 나르시시스트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내용들보다도요. 상대가 나르시시스트이든, 소시오패스이든, 그 명칭이 뭐가 중요한가요? 당신에게 해로움을 주고 있고 당신은 그 해로움 속에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죠.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관계에서 얼마든지 싸울 수 있습니다. 큰 소리로 싸울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어느 정도 조망수용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애당초 상대의 심정과 상황에 대해 읽고 살피고 고려하기 때문에 저렇게까지 크게 싸우지 않습니다.
저렇게 크게 싸우게 될 것 같을 때면, 집 밖에 나가서 싸우거나 차 안으로 가서 싸우시는 부부들도 꽤 있죠. 최소한의 조망수용이 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합니다.
그들은 그냥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으로 상대가 겪게 될 기분과 감정에 무신경, 무감각하고,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 일어나지 않아서일 뿐입니다.
그들이 호소하는 것, 제시하는 근거, 펼치는 논리는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한 수단과 도구일 뿐이죠. 그래서 그들의 방식은 무척이나 비열하고 이중적입니다.
특히, 감성적이고, 감정이입을 잘 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 같은 경우, 이들에게 너무도 취약합니다. 무엇보다 저 말 하나만으로도 고통에 빠지죠.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억울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이든 우리는 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칩니다. 상대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내가 그렇게 만드는 것에 일조했을 수는 있습니다. 10% 정도, 10% 정도 영향을 준 것을 마치 내가 100% 영향을 준 것처럼, 마치 내가 이렇게 만든 주범인 것 같이 말하는 것에 토론하지 마세요.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해요. 대화하려고 하는 것처럼 하면서 대화할 생각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통제하고 착취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요. 언제든, 시꺼먼 속내가 보이면, 그 순간 대화를 중단하시거나 시꺼먼 속내를 가지고 있음에 대해 인지하고 그에 맞는 반응과 대응을 하세요. 대화를 하시지 마시고요.
특히, 묻지 좀 마세요. '이러면 니가 대화를 하려고 했던 것 같지 않아. 네가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것만 같았어.'라고요. 사기꾼에게 사기 치는 것 같았어, 나 속이는 거 아니지, 하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에 속아 넘어가지도, 이용당하지도, 고민하지도 마세요. 분별하세요. 지금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구나 하고요. 그들이 펼치는 감정적 덫에 감정이입을 하고, 내가 잘못한 것일지도 몰라, 내가 부족해서인지도 몰라하고 의구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들에게 더 들어가지 마세요. 착즙 될 뿐입니다.
이게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 누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그걸 확인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가 사람들이 이것이 맞다, 저것이 틀리다고 말하면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그런 것으로 움직이고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많은 것을 착즙되어지기 전에 당신이 깨닫고 지금이라도 당신을 소중하게 지키고 보호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공존하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사람, 그래서 내가 착즙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나르시시스트로 진단이 될지 어떨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보이는 모습이 나르시시스트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분별할 수 있죠. 나르시시스트를 당신과 같은, 그래도 최소한의 조망수용이나 연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지 마세요. 그들에게 착즙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 분별이 필요하더라고요.
나르시시스트인 사람과 있으면서 착즙되고 고갈당하고 있는 사람이 당신은 아니기를, 지금까지 그래 왔다면, 이제는 그러지 않기를, 분별해서 벗어나오시기를,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 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에 먼저 초점을 맞추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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