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카페에서 8년 동안 다양한 분들을 상담해드리다 보니, 보이더군요. 변화와 성장을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모습과 변화와 성장을 말만 하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안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가장 확연하게 나뉘는 것은 변화에 대한 필요, 변하고자 하는 욕구가 행동으로 옮길 만큼의 수준인지 그렇지 않은지였죠. 꽤 대부분의 분들이 변하고 싶다고 말하시죠. 필요성과 욕구를 느끼는 것 자체는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강하게 어필하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표현은 강하게 표현하는 것일 뿐, 사실 변화를 시도했을 때 일어나게 될 불확실성과 불안정함이 싫어서, 부담감과 부편감이 싫어서, 그 장벽을 넘지 못할 만큼의 필요와 욕구를 갖고 있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질문과 생각을 할 떄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더군요.
당신은 어느 정도만큼 필요와 욕구를 갖고 있나요?
단지, "정말 해보고 싶으세요?", "정말 헤어지고 싶으세요?". "정말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갖고 계세요?"라고 물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해보고 싶고, 헤어지고 싶고, 변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그렇다고 대답을 하시죠.
질문은, 스스로 생각할 때에는 이래야 합니다.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지금 0에서 10 중에서 어느 정도로 갖고 계신가요? 그런데 8부터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7.9 만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필요성은 가지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것을 말하죠. 당신은 지금 어느 정도만큼의 필요와 욕구를 갖고 있나요?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8이상만큼일나는 것은 변화를 위한 시도와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게 되는 저항을 감내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치 이런 상태인지를 알기 위해서이죠.
저거 먹고는 싶지만, 줄 서서까지 먹고 싶지는 않아.
저기에서 놀고는 싶지만, 화장 지워지면서까지 놀고 싶지는 않아.
말 그대로 먹고 싶지만, 줄 서는 수고스러움과 불편감을 가지면서까지 먹고 싶지는 않은 것이죠. 놀고는 싶지만 화장이 지워지면서까지 놀고 싶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고요. 먹고 싶어? 안 먹고 싶어?, 놀고 싶어? 안 놀고 싶어? 라고만 물으면 알 수가 없죠.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8 미만라면,
당신에게 누군가가 힘들다고, 헤어지고 싶다고, 그만두고 싶다고, 벗어나고 싶다고 말을 할 때,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로 변화를 원하는지를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의 대답과 함께 그가 보여주는 모습과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하세요. 이 사람이 진짜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어느 정도인지를요. 정말 8 이상인 것인지, 8 미만인 것인지를요.
만약에 상대가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8 미만이라면, 진짜 변화를 위한 직접적인 대화를 하면 직면하게 하지 마세요. 오히려 진짜 변화를 하게 만드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추진을 해버리면,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그는 그냥 '나 이만큼 힘들어', '나 정말 너무 속상하겠지?'를 어필하고 싶었고, 그 수준에 맞는 반응을 원하는 것일 뿐이니까요.
그는 변할 마음도, 상태도 아닌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들어주면서 마음을 읽어주고 감정만 살펴주세요. 안타깝고 안쓰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방법을 모르고, 이유를 몰라서 변화를 못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쩌면 그가 있는 곳이 자신이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존엄 수준에 맞는 곳일 수도 있습니다.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명과 설득을 해서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를 8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 자신에 대한 존엄이 낮은데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 높아야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라는 것은 스트레스일 뿐입니다. 속상함만 갖게 할 뿐이죠.
무언가 푸시를 하고, 부잡고 끌어내도 결국 돌아가거나 그와 비슷한 곳에 또 들어가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8 이상으로 올라올 때까지요.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에 대한 존엄을 갖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어떤 모습이고 어떤 맛인지를 경험하고 맛볼 수 있게 해주어 이런 취급 받고 있는 것이 얼마나 내가 바보같고 한심한 것인지, 더는 이렇게 있고 싶지 않아 라는 생각과 마음을 갖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지금 상당히 잘못된 것인지를 알려면, 그렇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해봐야 하고, 지금 이 상당히 잘못된 것에 내가 순응을 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비굴하고 자기 자신에게 너무도 미안해지는 일인지를 뿌리 깊게 느끼고 있어야지 변화를 위한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게 되는 저항을 무시하고 과도기라는 터널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뭘 그렇게까지 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 정도의 자신에 대한 존엄을 가지고 있는 분은 그렇게 살아가면 돼죠.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하고 안정감 같은 것도 느끼게 된다는 데에 뭐, 그렇죠. 다양성이라는 말로 위로하고 문제가 아닌 것으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그에게 최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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